실업계 나와서 하버드 갈 수 있나요?

안녕하세요 UKPLUS 입니다.

수능에서 원하는 실력이 안나왔다…면… 그러면 그냥 옥스포드나 캠브릿지로 갈 수 있으면 참 좋겠다… 그쵸?

우리나라는 아무래도 모든 경쟁이 “내부 경쟁”이다보니 경쟁의 효율이나 내용보다는 “결과”로 나오는 석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 똑같이 공부를 하고 있고 입시 방식이 규격화되어 있다보니 한번 뒤쳐지기 시작하면 다시 따라잡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지요. 반면 외국의 학교들은 외국인들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입학조건을 제시하기도 하구요 (그래서 우리가 돈을 많이 내요…T T), 단순히 최종시험 성적이나 단일화된 평가기준이 아니라 여러가지 조건을 통해 입학의 길을 열어두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생각해봤습니다.

Academic_vs_Vocational-02

“실업계 나와서 하버드 가기?”

질문을 바꿔서 “검정고시로 서울대 가기”라고 할 수도 있을 거에요. (이게 가능성이 더 높으려나요?) 워낙 이러저런 정보가 많다보니 단적으로 가능하냐 가능하지 않으냐를 물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거든요… 답은….. 물론 가능….합니다. 다만, 얼마나 개연성있느냐의 차이라고 할 수 있지요.

중학교때, 혹은 고등학교때 정한 목표를 벗어난다고 실패한 삶이라고 말한다면 그건 나쁜 사회죠. 물론 대학입시에 실패했다고 “인생이 실패했다”고 말하는 사회도 나쁜 사회입니다. 때문에 대학들은 나중에 공부로 돌아오는 사람들을 위해 일종의 우회루트를 만들어두곤 하는데요, “실업계 나와서 하버드 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그에 대한 대답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뭐, 갈 수 있지만 (길은 있죠), 갈 수 없다 (갈 수는 있지만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에서)라고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요?

모든 학교는 아니지만 소위 “상위권 대학교”들은 대개 “연구능력”을 중시하고, “아카데믹”한 것을 중시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실생활에 중요한 것을 대학들이 놓치고 있다고 하시고, 그래서 소위 “모던 유니버시티”(Modern University) 라는 것들을 통해 “실용적인 지식”을 가르치는 곳을 대안으로 택하기도 합니다. 어떤 대학이 옳으냐구요? 물론 그런 건 없습니다. 앞으로 내가 살아가고자 하는 삶의 모습이 어떤 모습이냐와 연관되는 문제일 뿐이지요.

다만, “실업계 나와서 하버드 가기”라는 명제가 다소 어색하게 들리셨다면 그 이유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실업계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의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하루종일 그림을 그리는 사람과 하루종일 분자식을 연구하는 사람의 생활이 다르듯, 실무중심의 교육을 중심으로하는 실업계 과정과, 아카데믹한 과정을 중시하는 소위 연구중심대학교의 공부방법은 다르니까 말이지요. 좀더 일반화된 용어로 정리하면 전문 직업교육 (Vocational Course) Vs. 아카데믹 교육 (Academic Course)로 바꿔 볼 수 있구요, 여기서 Vocational Course 의 가장 대표적인 커리큘럼 가운데 하나가 최근 많이 문의를 주시는 BTEC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BTEC 이 쉽다 어렵다의 문제가 아니라, 혹은 BTEC 을 옥스포드나 캠브릿지에서 인정을 하느냐 안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BTEC 은 기본적으로 현장에서 사용하는 전문 직업기술을 가르치는 과정이고, 이런 과정은 소위 상위권 대학교로 진학하는데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BTECs_vs_A-Levels

수능이 끝나고, 이래저래 대학교 관련 문의가 많은 시기입니다. 드라마 의 히트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한국사람들에게 대학은 어쩌면 인생의 가장 큰 투자이자 기회이자 관문으로 인식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매년 많은 학생들이 현재의 모습보다 나은 모습을 위해서 한국보다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유학의 길을 떠나는 시기라고도 할 수 있지요.

최근들어서는 기존의 미국 일변도의 유학에서, 점차 영국을 포함해 다른 유럽 국가로의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데요, 맹목적으로 한 방향으로 가던 사람들이 조금 숨을 돌리고 주변을 살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좋은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한국학생들의 공부량은 외국 학생들에게는 “전설”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때문에 그런 과정을 통해 공부방법에 대한 양적 훈련을 해온 학생들이 해외에서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도 흔한 경우라고 할 수 있기도 합니다. 최근 발표한 옥스포드 대학교와 캠브릿지 대학교의 2017학년도 입학자 통계를 봐도 알 수 있는데요, 이전 글에서 설명드렸듯 2017년 9월에 입학한 옥스포드와 캠브릿지 학생의 수는 학부생만 계산해서 약 110 명 정도 인데요, 옥스포드를 기준으로 한다면 유럽국가를 제외하고 중국 (427명), 싱가포르 (170명) 다음으로 많은 80명으로, 인도 (68명), 말레이시아 (66명), 일본 (28명)보다 많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캠브릿지의 경우는 최종 합격자의 수가 28명으로 옥스포드에 비하면 적은 편이지만 여전히 “외국 학생 순위”에서는 11번째로 많은 수의 학생들이 입학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갈 수 있고 없고를 떠나, 모든 사람이 옥스브릿지에 가야하는 것도 아니고, 모든 사람이 대학에 가야하는 것도 아니며, 모든 사람이 아카데믹한 과정을 공부해야하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그렇게 말하는 사회가 나쁜 사회죠) 앞서도 말했듯 중학교때 결정한 길이, 혹은 고등학교때 결정한 길을 평생 가야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BTEC 이든 전문 실업계 과정을 공부하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생각해봐야할 것은 내가 공부하는 과정이 어떤 것에 적합한 공부인지, 어떤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사용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차분히 해보는 것이 좋을 텐데요, 그런 점에서 BTEC을 포함한 Vocational Course (전문 직업교육 과정)을 통한 상위권 대학진학은 그 가능성을 보나 공부법을 보나 전체적인 맥락에서 천천해 생각해보실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